건축학이 왜 인문학일까요?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건물 안에서 보내요. 집, 학교, 학원, 병원, 음식점······. 그런데 공간마다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내 방 침대에 누웠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반대로 처음 간 먼 친척 집에서의 하룻밤처럼 낯선 곳에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낯선 곳에서는 긴장하게 되고, 친숙한 곳에서는 마음이 편안해지지요. 높은 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시 한복판에 있을 때와 꽃과 나무가 가득한 공원에 있을 때 역시 기분이다르지요? 그래서 건축가는 건물을 설계할 때 건물의 기능과 아름다움뿐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감정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야 해요.

신을 중심으로 하는 시대에서 보통 사람이 중심이 되는 시대로 바뀌면서 삶의 가치도, 예술도 변했어요. 건축도 그 영향을 받아 변했지요. 신을 위한 건축에서 사람을 위한 건축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것으로 말이에요. 건물은 기능적으로 편리해야 하고 보기에도 아름다워야 하며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아늑함을 줄 수 있어야 해요. 이것이 바로 건축에 담긴 인문학 정신이자, 가우디가 시도한 새로운 흐름이었어요. 가우디 이후, 건축가들은 자신이 만든 공간이 얼마나 편하게 사용될지, 사람들에게 어떤 기분이 들게 할지 깊이 고민하며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건축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답니다.